[팝's현장]"태주가 보고싶어요"..수지, '원더랜드' 신청서 직접 작성→박보검도 칭찬

来源:3377TV人气:362更新:2024-05-31 18:03:43

배우 수지, 박보검/사진=민선유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수지가 직접 작성한 '원더랜드' 신청서 비화를 공개했다.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제작 영화사 봄, 기린제작사) 언론배급시사회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려 김태용 감독과 배우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이 참석했다.

앞서 수지는 개봉이 확정된 후 홍보요정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개인 채널에는 직접 작성한 '원더랜드' 신청서를 공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박보검은 4년 만에 개봉하게 된 기쁨을 드러내며 "'원더랜드' 신청서 수지가 직접 쓴 거다"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수지는 "'정인'이 연기하기 전에 어떡하면 그 역할에 몰입할 수 있을까, 대본을 토대로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상상하면서 조금씩 써내려갔다"고 전했다.

이어 "썼던 걸 감독님에게 보여드리고 이런 관계였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정인'이 캐릭터를 위해서 내 스스로 했던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오는 6월 5일 개봉 예정이다.

-수지 '원더랜드' 신청서 전문.

태주는요. 일단 잘생겼어요. 특유의 청순함이 있어요. 그런 얼굴로 가끔 화낼 때 묘한 매력이 있어요. 그게 근데 원더랜드로 표현이 잘 되려나.. 아, 화는 진짜 잘 안내요. 그래서 한번 화낼 때 진짜 무서워요. 근데 그 화내는 게 되게 사소한 건데 예를 들면, 자기꺼 바나나우유 먹었을 때나 제가 음식 흘릴 때요. 진짜 불같이 화를 내요. 정색하고. 오히려 큰일에는 화를 잘 안내요. 제가 아무리 시비를 걸어도 혼자 차분하고 그래요. 그게 가끔 얄미울 때가 있어요. 나 혼자 막 지랄하니까.

그리고 태주는 제가 얼굴 부었을 때 예쁘다고 해줘서 좋아요. 처음에 그래서 얼마나 살쪘는지 몰라요. 다 좋아해 주니까. 살찌는 줄도 몰랐다니까요. 몸무게 재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그리고 은근히 어깨가 넓어요. 안기면 진짜 그렇게 듬직할 수가 없어요. 저는 주로 뒤에서 태주를 껴안는 걸 좋아해요. 너무 포근하고 듬직하고 그래요. 엄청 큰 곰인형 껴안은 것 같고 그래요. 제가 불면증이 있는데 태주 안고 잘 때면 잠을 잘 잤어요. 태주는 항상 뻥이라고 놀렸죠. “너 불면증 없어 !”

사실 태주가 저렇게 되고 나서 제일 슬플 때가 태주를 못 안을 때예요. 못 껴안는 거.. 그게 중독인가 봐. 가끔 병원 가서 혼자 옆에 누워있고 안고하는데 그게 그렇게 슬플 수가 없어요. 그 기분은 말로 표현 못 해요.
차갑고.. 시체 껴안는 거 같고.. 하하 그래서 불면증이 다시 생겼어. 너무 우울한 얘기인가요?

아 태주는 참 부지런해요. 신기할 정도로 꼼꼼해요. 태주를 만나고 더 덤벙거려요 제가. 태주가 절 망친거예요. 걔가 다 챙겨줬는데 이제 챙겨줄 사람도 없고.. 잔소리해 줄 사람도 없고 좀 낯설어요.
습관이 진짜 무섭다니까요.

그리고 태주는 웃는 게 참 예뻐요. 뭐랄까 되게 5살 같다고 해야 하나. 웃는게 정말 맑아요. 화가 나도 말갛게 웃으니까 진짜 할 말이 없어요. 짜증날 때도 많고 지긋지긋할 때도 많았는데 그 웃음은 항상 설레요.

그리고 취향, 취미 이런 게 전혀 안 맞아요. 그래서 좋아요.
혼자 막 시끄럽게 떠드는데 무슨 얘기 하는지 하나도 모를 때가 많아요. 제가 듣지 않아도 별로 상관 안 하고 막 얘기해요. 말이 빨라져요. 라디오 틀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랩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놀린다고 랩하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그때부터 자기가 랩을 잘한다고 생각해요. 어이없어요. 태주가 신나서 하는 이야기들이 우주 이야기인데 저는 진짜 관심이 없어요. 태주는 우주, 행성 진짜 좋아하거든요. 우주 이야기 할 때 제일 신나 보여요. 태주는 제가 관심이 없으니까 마음껏 알려줄 수 있다며 좋아했어요.

많이 보고 싶어요. 그런 태주 가요. 수다스럽고, 시끄럽고, 말갛게 웃고, 다정하고, 때로는 화도 내는 태주가요. 아, 넓직한 등도 !

혼자 보러 갔었어요 자주. 근데 보러 가면 갈 수록 더 힘들어지기만 하더라고요. 아픈 태주를 보는 게. 그래서 이제 잘 안가요.
보러 가면 괜히 태주가 금방이라도 깨어날 것 같아요. 깨어나서 말갛게 웃어주는 태주를 상상하는 데 결국 깨어나지 않죠. 그냥 잠에 든 것처럼 아기처럼 자는데 깨어나지 않죠. 그 공허함이 허무함이 힘들게 해요. 가는 횟수를 줄이기로 했어요. 죽을 것같아서요. 맨정신엔 거의 안 가요. 술 먹었을 때나 가지.

태주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원더랜드를 하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