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탕웨이→박보검X수지, 특급 조합으로 보는 인공지능 사후세계[종합]

▲ 김태용 감독 최우식 박보검 수지 탕웨이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원더랜드'가 감성과 인공지능의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언론배급시사회가 31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태용 감독, 탕웨이, 수지, 박보검, 최우식, 정유미가 참석했다.

오는 6월 5일 개봉하는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태용 감독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가 이미 떠나보낸 사람들이거나 떠날 사람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했다. 바이리라는 캐릭터는 떠날 사람이 이어서 어떻게 살게 될까, 인공지능이라는 시뮬레이션이 우리와 정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까를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가 이뤄진다고 생각했다. 인공지능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는 영화인데 조금 떠 있는 얘기일 수 있다.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이별하고, 내가 가진 그리움을 인공지능과 어떻게 나눌 것인지. 어떻게 헤어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탕웨이는 딸과 엄마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기 전 인공지능 AI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한 바이린 역을 맡았다. 특히 남편 김태용 감독과는 '만추' 이후 약 10년 만에 다시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춰 눈길을 모았다.

김태용 감독은 아내 탕웨이와 촬영한 것에 대해 "오랜만에 저도 탕웨이 배우와 '만추' 때 이후로 작업하며 느낀 것은 10년이란 시간이 이 배우가 얼마나 성장, 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좋은 영화를 하며 가져온 에너지가 저도 신기하더라. 일상에서 만나던 사람과는 또다르게 촬영장에서 만나면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연출자로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워낙 준비를 많이 하고 몰두하는 배우다. 집에서도 항상 몰두해있다. 촬영장 있다가 집에 와 있다가 뭔가 계속 일과 일상이 구별되지 않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탕웨이는 '만추' 이후 김태용 감독이 달라진 점에 대해 "체중이 변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감독님이 변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인내심이 강하시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분명히 있고, 디테일한 세심함이 제가 계속해서 이 감독님을 좋아하는 이유다. 이 감독님은 계속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분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탕웨이는 '만추', '헤어질 결심' 이후 세 번째 한국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오늘이 완성된 '원더랜드'를 처음 보여드리는 날이라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굉장히 행운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계에 들어와서 일할 수 있는 자체가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어쨌든 저는 정말 한국 관객 분들과 영화계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계속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시지 않나.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멀티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번 작품에는 수지와 박보검이 연인 호흡을 맞춘다. 극 중 승무원 커플인 두 사람은 태주(박보검)가 혼수상태가 되면서 정인(수지)이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 태주를 만나게 된다. 이후 태주가 기적적으로 깨어나면서 정인이 원더랜드 속 태주와 실제 태주 사이 간극을 느끼는 모습을 담았다.

박보검은 "수지 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정인과 태주 입장에서 글을 읽었을 때 둘은 어떤 서사가 있었을까. 태주가 정인을 예뻐하는 마음을 어떻게 그렸을까 고민하며 수지 씨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사진을 서로 많이 찍어줬다. 극 중에 보이지 않은 이야기, 아름다운 청춘, 서로 사랑했던 기억을 사진으로 많이 나누려고 했다. 조금씩 정인과 태주의 서사를 메워나가려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 싶은 사람을 영상통화로 만나는 이야기를 상상만 해왔는데, 4년 지나 지금 개봉한 게 오히려 좋고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볼 시기가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감독님 만날 수 있는 시기라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수지는 "보검 오빠와 연인 연기를 하며 추억이 많다. 오래된 연인, 친구 같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소품 사진 촬영을 많이 하고 영상을 많이 남겨야 했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연인 호흡이 잘 만들어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전에 정인이를 연기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더 이 역할에 몰입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대본을 토대로 이 둘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상상하며 조금씩 써내려갔다. 그걸 감독님에게 보여드리고, 이런 관계였을 것 같다고 얘기하면서 정인이 캐릭터를 위해서 제 스스로 했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최우식과 정유미는 '원더랜드' 서비스를 관리하는 인물들로 서비스를 통해 숨겨진 가족사를 알게되거나, 어릴 때 잃은 부모님과 함께 자라나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았다.

최우식은 "AI라는 차가운 소재가 김태용 감독님을 만나서 따뜻해진 것 같다. 저희 많이 사랑해주시고 저희 재밌게 잘 찍은 영화가 모든 사람에게 응원도 되고 힘이 되고 좋은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유미는 "마침내 드디어 원더랜드가 6월 5일 개봉한다. 이 영화가 어떤 분들에겐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떤 고마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영화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그 외에 다양한 감정들을 한번 쯤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극장 와서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저도 많은 배우 분들과 함께 호흡은 못맞췄지만 한 화면에 담길 수 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다신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끝으로 김태용 감독은 "제가 운이 좋기도 하고 욕심이 많았던 프로젝트다. 이 배우 분들이 많이 서로 부딪히는 신이 없음에도 불구, 서로 아끼고 존중하는 것이 있었다. 이 분들의 에너지나 마음들이 영화에 잘 담겨있기를 바랐다.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저에게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오래 가지고 있었다. 기계를 얘기하는 것 같기도, 관계를 얘기하는 것 같기도, 그리움을, 그 뒤에 엄청난 허망함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인공지능이란 기계까지 포함된 이 세상에서 감정들을 서로 나눌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 분들을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저는 재밌었다. 그 마음이 관객 분들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